그래피티 뉴스
앤서니 루엘런, 레이크뷰에 그린 ‘희망의 빛’
레드라인 옆 벽면에 이웃의 돌봄을 담았다
앤서니 루엘런(Anthony Lewellen)의 벽화 ‘Radiating Hope’는 미국 시카고 레이크뷰에서 음식을 나누고 서로를 돕는 이웃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시카고 선타임스(Chicago Sun-Times)의 2026년 9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작품은 지난여름 너리싱 호프(Nourishing Hope) 건물 뒤편에 그려졌다. 주소는 3945 N. Sheridan Road이며, 시카고 교통국(CTA) 레드라인 셰리든역 동쪽에 있다.
벽화는 가로 80피트, 세로 26피트에 걸쳐 펼쳐진다. 손을 맞잡은 사람들, 식료품을 건네는 이웃, 둥근 식탁에 모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배경에는 여러 색의 동심원이 겹쳐진다. 루엘런이 즐겨 사용하는 원형 모티프가 인물들의 일상적인 행동을 하나의 화면으로 묶는다. 3층 높이의 그림은 모두 스프레이 페인트로 제작됐으며, 맞은편으로 레드라인 열차가 지나간다.
너리싱 호프의 활동이 그림의 내용이 됐다
벽화 속 음식 나눔과 만남은 건물을 사용하는 너리싱 호프의 지원 활동과 연결된다. 선타임스에 따르면 단체는 1970년 ‘The People’s Pantry of Lake View’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식품뿐 아니라 정신건강과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직원은 60명이 넘고 자원봉사자는 7,000명이다. 셰리든로드 거점인 셰리든 마켓은 2016년에 문을 열었다.
단체 최고경영자 미치 바움(Mitzi Baum)은 팬데믹 기간 동네를 걸으며 벽화를 촬영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시카고 공공미술에 관심을 기울이던 경험이 단체 건물의 벽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바움은 루엘런이 단체가 하는 일을 잘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그림 속 식료품과 식탁은 이 장소의 용도를 이해하는 구체적인 단서다.
레이크뷰에서 자란 작가에게는 귀환이었다
루엘런에게 이 작업은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로 돌아오는 경험이었다. 그래피티 이름 앤트크(Antck)로도 활동하는 그는 웨스트 애디슨스트리트와 노스 프리몬트스트리트 교차로 근처에서 자랐다. 건물에 힙합 신발 매장이 있었던 때와 당시 뉴욕 출신 작가가 뒤쪽 벽에 그림을 그렸던 일도 기억한다고 선타임스에 말했다.
작업 중 들려온 열차 소리 역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왔다. 작가에게 레드라인은 그림을 바라보는 통근자의 이동 경로인 동시에 개인적인 기억의 일부다. 벽화를 볼 때 인물과 색채뿐 아니라 철로와 건물의 관계를 함께 살피면 이 장소가 귀환의 의미를 갖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원형 구성과 주소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감상의 출발점은 원형 무늬와 너리싱 호프 로고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피는 것이다. 루엘런은 ‘Hope’의 O가 단어 중앙에 있지 않아 글자와 방사형 구성이 중심을 공유하는 듯 보이게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색면의 밝기 뒤에는 글자와 도형 사이의 균형을 조정하는 작업이 있었다.
공공미술을 따라 동네를 살피는 관점에서 이 작품은 벽면의 위치와 건물의 쓰임을 함께 읽게 한다. 식료품을 건네는 장면은 지원 단체의 활동을 보여주고, 반복되는 원은 식탁 주변의 만남과 시각적으로 이어진다. 시카고 제46선거구 시의원 앤절라 클레이(Angela Clay)도 방문하는 사람이 누구든 돕는 단체의 성격이 그림에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방문할 때는 3945 N. Sheridan Road와 셰리든역 동쪽이라는 위치를 함께 확인하면 된다. 작품은 건물 뒤편 벽에 있으므로 건물 정면 주소와 벽화가 놓인 면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람 동선은 현장의 통행 여건에 맞춰 잡는다. 주변 작품과의 위치 관계는 Wallscape 지도에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