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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로즐랜드 '캅 하우스' 벽화, 동네 십대들이 직접 그렸다
미국 시카고 남부 로즐랜드(Roseland)에 문을 여는 '캅 하우스(cop house)' 외벽에 동네 십대들의 얼굴을 담은 벽화가 걸렸다. 시카고 선타임스(Chicago Sun-Times)에 따르면 필슨 지역 작가 데이비드 과나(David Guana)가 디자인하고, 인근 차터스쿨 학생들이 직접 그린 작품이다. 시설은 사우스 인디애나 애비뉴 12020번지에 있으며 올가을 개관할 예정이다.
'캅 하우스'는 무엇인가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캅 하우스는 시카고 9구 시의원 앤서니 빌(Anthony Beale)이 캘루멧 지구의 범죄를 줄이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캅(cop)'은 여기서 지역 밀착형 치안(community-oriented policing)의 약자다. 위스콘신주 러신에서 범죄율이 높은 동네에 자원 거점을 두는 프로그램을 본떴다. 주민은 이곳에서 지역 경찰과 얼굴을 익히고, 직업 훈련이나 취업 준비 프로그램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임 장소나 잠시 쉬어 가는 공간으로도 쓰인다.
건물은 벽돌로 지은 2층 주택이다. 소유주는 비영리단체 시카고 네이버후드 이니셔티브(Chicago Neighborhood Initiative)로, 사업을 개발하고 벽화 보조금도 지원했다.
"왜 우리 아이들이 안 되나요"
벽화 이야기는 캅 하우스 준비 회의에서 시작됐다.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회의에서 동네 아이들에게 벽화를 그리게 하자는 제안이 나오자, 시카고 인터내셔널 차터스쿨 프레리의 지역학교 코디네이터 돌로레스 루이스비야발바소(Dolores Ruiz-Villalvazo)가 "왜 우리 아이들이 안 되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로즐랜드에서 자라며 같은 학교를 다닌 사람이다. 학교는 동네 한가운데 세인트 앤서니 가톨릭 교회 옆에 있다.
그 결과 같은 학교 미술 교사 니컬러스 페사(Nicholas Pesa)가 학생들을 모았고, 벽화에 그려진 십대 대부분은 지난해 8학년(중학교 2학년에 해당)이었다.
주민이 원한 것: 자기 얼굴과 동네 가게
디자인을 맡은 데이비드 과나는 시카고 선타임스에 "나는 진짜 사람, 진짜 이야기를 믿는 작가"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과 주민을 만나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 돌아온 답은 "공공미술에 자신들 같은 사람이 더 많이 등장하는 것"과 "동네 가게가 보이는 것"이었다. 분위기는 "긍정적이고 자부심이 느껴지는 것"이어야 했다.
완성된 벽화에는 학생들의 얼굴과 함께 최근 세상을 떠난, 학생들이 아끼던 전직 학교 경비원의 얼굴이 들어갔다. 인물들은 로즐랜드 지도 위에 배치됐고, 올드 패션드 도넛과 쇼티스 멕시칸 그릴 같은 동네 가게 이름이 곳곳에 적혔다. 페사는 분홍, 노랑, 초록의 무지개 곡선으로 전체를 하나로 묶었다.
어떻게 그렸나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학생들과 작가는 아크릴과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림을 그린 뒤 보호 코팅을 입히고, 이를 벽돌집 북쪽 벽에 부착했다. 벽에 직접 그리는 대신 별도로 그려 붙이는 방식이어서, 학교 안팎에서 여러 사람이 나눠 작업하기에 맞는 방법이다.
시카고 네이버후드 이니셔티브의 선임 프로젝트 매니저 도널드 히긴스(Donald Higgins)는 "경찰, 이웃 단체들과 협력해 직업 훈련, 취업 준비, 트라우마 지원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려 한다"며 "결국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스트리트 아트 관점에서 보면
이 벽화는 작가가 그림을 정한 뒤 주민에게 보여 준 것이 아니라, 주민이 원하는 것을 먼저 듣고 그린 사례다. 결과물에 유명인 대신 동네 아이들과 동네 가게가 들어간 이유가 거기에 있다. 경찰 시설에 붙는 벽화라는 점을 두고 시각이 갈릴 수 있지만, 시카고 선타임스 보도에서 드러나는 사실은 그림 내용을 정한 쪽이 학생과 주민이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학교와 주민센터 벽화 사업이 많다. 로즐랜드 사례처럼 '누가 그리는가'와 '무엇을 그릴지 누가 정하는가'를 주민에게 돌려주면 결과가 달라진다. 시카고 남부의 이 벽을 지나게 되면 Wallscape 지도에 위치를 올려두면 되고, 피드에서 다른 도시의 주민 참여 벽화도 볼 수 있다.
출처: Chicago Sun-Times, "Roseland cop house mural features the neighborhood that teens want to s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