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자다브푸르대 벽, 다시 지우고 다시 그리다: 이번엔 QR코드 포스터

2026년 9월 6일 오전 01:550

인도 콜카타 자다브푸르대학교(Jadavpur University)의 벽이 또 한 번 지워지고 또 한 번 채워졌다. 더 힌두(The Hindu)에 따르면 9월 1일 화요일 새벽 0시 30분쯤 경찰과 콜카타시(KMC) 관계자들이 캠퍼스 벽의 그래피티를 모두 하얗게 칠했고, 이틀 뒤인 9월 3일 목요일 그래피티와 포스터가 다시 벽에 올라왔다. Wallscape는 앞서 1차 보도에서 학교 측이 벽을 지우고 학생들이 다시 그린 첫 번째 순환을 다뤘다. 이번 글은 그 뒤 벽에서 일어난 일을 정리한다.

벽의 시간표

더 힌두가 전한 순서는 다음과 같다.

  • 8월 19일~20일: 우파 학생단체 ABVP(전인도학생평의회) 지지자들이 캠퍼스에 진입해 좌파 학생회 포스터를 찢고 깃발을 태우려 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이후 학교는 계속 긴장 상태다.
  • 8월 26일: 서벵골주 수벤두 아디카리 총리가 팔레스타인·카슈미르 해방 요구와 '파시스트'에 관한 구호 등 벽의 그래피티를 '반국가적'이라며 조치를 지시했다. 학교 당국은 본관, 오로빈도 바반, 예술대 기숙사, 야외극장의 그래피티를 모두 지웠다.
  • 8월 31일 월요일: 학생들이 벽을 '되찾겠다'며 다시 그렸다. 새 그래피티 중에는 카를 마르크스의 문장을 인용한 것이 있었다.
  • 9월 1일 화요일 0시 30분: 경찰과 시 관계자들이 캠퍼스 벽을 다시 모두 하얗게 칠했다.
  • 9월 3일 목요일: 그래피티와 포스터가 다시 올라왔다.

두 번째 지우기에서 사라진 것

더 힌두에 따르면 9월 1일 새벽에 지워진 것은 정치 구호만이 아니었다. 화가 치타프로사드 바타차리아의 초상, 기후변화를 다룬 그림, 마르크스 인용문, 호찌민의 문장, 우르두어 2행시 등이 함께 사라졌다. 벽을 통째로 칠하는 방식은 구호와 그림을 구분하지 않는다. 지워진 목록에 초상화와 기후 그림이 포함된 것은 그 때문이다.

이번엔 포스터와 QR코드

9월 3일 벽에 새로 등장한 것 가운데 더 힌두가 주목한 것은 그래피티가 아니라 포스터다. 학생들은 캠퍼스 녹지 구역에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전 총리의 1977년 발언을 담은 포스터를 붙였다. 더 힌두에 따르면 바지파이는 자나타당 정부가 처음 집권한 직후 델리의 공개 집회에서 "이스라엘은 점령한 아랍의 땅을 돌려줘야 한다. 팔레스타인인의 합법적 권리가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고, 당시 외무장관직을 맡고 있었다. 포스터 하단에는 '자다브푸르대학교의 민족주의 학생들'이라는 서명이, 그리고 연설 전문으로 연결되는 QR코드가 붙었다.

더 힌두는 이를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해방' 그래피티를 정당화하기 위해 전 총리의 발언을 내세운 것으로 전했다. 같은 날 무솔리니와 RSS(민족의용단), 사바르카르를 소재로 한 풍자 그래피티도 등장했다.

이제 양쪽이 벽을 쓴다

더 힌두에 따르면 ABVP도 9월 3일 캠퍼스 곳곳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비드야사가르, 반킴 찬드라 차토파디아이의 사진과 포스터, 그리고 '반데 마타람' 포스터를 붙였다. 한쪽이 그리고 다른 쪽이 지우던 벽이, 양쪽이 각자의 내용을 올리는 벽이 됐다.

각자의 입장

주 총리는 9월 3일 콜카타 골파크의 라마크리슈나 미션에서 열린 RSS 계열 단체 행사에서 자다브푸르대 벽에 '팔레스타인 해방'을 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대신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해방'을 쓴다면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좌파 학생회 SFI(인도학생연맹)의 스리잔 바타차리아 사무총장은 학교 맞은편 버스 정류장 집회에서 학생들의 그래피티는 대중의 의견을 반영한다며 "총리가 어느 것이 민족주의이고 어느 것이 반민족주의인지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회 선거를 실시해 학생들이 투표로 결정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좌파 학생들은 같은 날 캠퍼스 강당에서 열린 '민족주의 회의'에 BJP 정치인들과 지역구 의원이 초청된 것에 항의하는 집회도 열었다.

ABVP 지지자들은 국기를 들고 캠퍼스 안에서 별도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좌파 학생들이 학교 분위기를 해치고 반국가적 사고를 밀어붙이며 다른 목소리가 민주적으로 제기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스트리트 아트 관점에서 보면

이 사건에서 Wallscape가 보는 것은 구호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벽이라는 매체다. 지우는 쪽은 벽을 한 번에 통째로 칠한다. 그리는 쪽은 며칠 안에 다시 채운다. 지우기가 반복될수록 그리는 쪽은 더 빨리 올릴 수 있는 형식을 찾는다. 스프레이 그래피티보다 포스터가 빠르고, 포스터에 QR코드를 붙이면 벽에 다 쓸 수 없는 내용을 밖으로 연결할 수 있다. 벽이 온라인 문서의 입구가 되는 셈이다.

또 하나는 '통째로 칠하기'의 부작용이다. 특정 구호를 문제 삼아 벽을 지우면 초상화와 기후 그림도 같이 사라진다. 어디까지가 표현이고 어디부터가 규제 대상인지는 이 사건의 당사자들이 다투고 있는 문제이고, Wallscape는 그 답을 정하지 않는다. 다만 지워진 목록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기록하는 것은 벽을 다루는 매체의 몫이다. 한국의 대학 캠퍼스에서도 대자보와 벽보를 두고 비슷한 다툼이 반복돼 왔다. 다른 도시의 대학 벽 사례는 피드에서, 위치는 지도에서 볼 수 있다.

출처: The Hindu, "Jadavpur University students use ex-PM Vajpayee's remark to justify 'Free Palestine' graffiti"

원문 보기The Hin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