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34년 방치된 마이애미 마린 스타디움, 복원 확정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유권자들이 2026년 8월 18일 주민투표에서 마이애미 마린 스타디움(Miami Marine Stadium) 복원안을 통과시켰다. 안건 172호는 68.56% 찬성으로 가결됐고, 이로써 마이애미시는 버지니아키(Virginia Key)에 있는 이 폐쇄 시설을 민간 사업자에게 맡겨 복원·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투표로 결정된 것
건물을 매각하는 결정이 아니다. 건물과 주변 부지의 소유권은 마이애미시가 계속 보유한다. 유권자가 승인한 것은 장기 위탁운영 계약으로, 오크뷰그룹(Oak View Group)이 주사업자, 마이애미 현지 기업 브레이크워터 호스피탤리티 그룹(Breakwater Hospitality Group)이 파트너로 참여한다. 투표 전 공개된 구조에 따르면 시는 경기장에서 열리는 행사 수익을 받아 보수 비용에 쓰고 운영사에는 위탁 수수료를 지급한다. 경기장 옆 주차장 부지는 공공 여가시설이 들어서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마이애미시 의원 데이미언 파도(Damian Pardo)는 개표 후 "매직 시티에 정말 마법 같은 순간"이라며 "마이애미 시민들이 분명하게 뜻을 밝혔고, 이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되찾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원 부지 운영계약은 아직 협상 중이고, 부지 전체에 대한 조사와 구상 절차도 시작되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철거되거나 보수되거나 덧칠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터보트 경주를 위해 지은 콘크리트 관람석
마이애미 마린 스타디움은 1963년 미국에서 유일하게 모터보트 경주 전용으로 설계된 경기장으로 문을 열었다. 경주는 건물 앞 수면에서 열렸고 관객은 6,500석 콘크리트 관람석에서 지켜봤다. 지붕은 기둥 없이 객석 위로 길게 뻗은 접힌 형태의 캔틸레버 구조다.
설계자는 당시 20대 후반이던 쿠바 출신 망명자 일라리오 칸델라(Hilario Candela)다. 그는 이후 평생 마이애미에서 건축가로 일했고 202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경기장의 복원을 주장했다. 경기장은 2018년 미국 국가사적지 목록(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에 등재됐다. 당시 플로리다 주무장관이던 켄 데츠너(Ken Detzner)는 이곳을 "플로리다주에서 가장 독특한 건축·역사 자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공연장으로도 쓰였다. 무대는 관람석 앞 수면에 띄우는 방식이었다. 1967년 엘비스 프레슬리가 영화 「클램베이크」의 일부를 이곳에서 찍었고, 1972년에는 리처드 닉슨이 선거 유세를 열었다. 글로리아 에스테판과 지미 버핏도 이 수상 무대에 섰다. AP통신에 따르면 버핏은 이곳을 "작은 음악의 대성당"이라고 불렀다.
1992년 허리케인 앤드루가 강타한 뒤 경기장은 문을 닫았고, 그때부터 철망으로 봉쇄됐다.
34년치 페인트, 그리고 아직 없는 답
AP통신은 이 건물을 "30년 넘게 사실상 방치된 채 그래피티로 뒤덮여 있었다"고, 투표 시점에도 "철망에 둘러싸인 채 그래피티로 덮여 있다"고 묘사한다. 1990년대 이후 이 건물의 상태를 다룬 거의 모든 보도가 같은 표현을 쓴다.
그래피티를 따라 읽는 독자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 여기다. 이번 투표는 그 문제에 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록문화재급 콘크리트 구조물의 복원은 통상 박리된 콘크리트를 보수하고 부식된 철근을 처리한 뒤 표면을 다시 코팅하는 작업을 뜻한다. 페인트를 남기는 공정이 아니라 걷어내는 공정이다. 안건 172호에도, 투표 이후 나온 어떤 공식 발표에도 도장면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여기서 두 가지가 동시에 성립하고, 한쪽이 다른 쪽을 무효로 만들지 않는다. 봉쇄된 건물에 허가 없이 페인트를 칠하는 것은 범죄이며, 보존 캠페인이 그 사실을 바꾸지는 않는다. 동시에 마린 스타디움의 페인트는 시가 이 건물을 방치한 34년이라는 시간이 남긴 물리적 기록이고, 콘크리트를 벗겨내 다시 칠하는 순간 그 기록은 돌아오지 않는다. 같은 선택에 놓였던 도시들의 대응은 갈렸다. 공사 전에 표면 전체를 사진으로 기록한 곳도, 도장면 일부를 복원 건물에 남긴 곳도, 전부 지운 곳도 있다. 마이애미는 아직 어느 쪽인지 밝히지 않았다.
반대 의견
마이애미 안에서도 버지니아키에 공연·행사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브리켈 주택소유자협회를 이끄는 에르네스토 쿠에스타(Ernesto Cuesta)는 투표 전 소음과 교통, 섬의 야생동물을 이유로 녹지 공원 조성을 주장했다. 이 입장은 투표에서 졌지만, 그 뒤에 있는 질문 — 연간 몇 건의 행사를, 얼마나 크게, 몇 시까지 — 은 주민투표가 아니라 위탁운영 계약에서 정해진다. 그리고 그 계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플로리다 밖에서도 참고할 사례인 이유
마린 스타디움은 보호받는 건축유산이면서 동시에 오랜 기간 비공식 도장 현장이었던, 흔치 않은 부류에 속한다. 같은 벽이 등재 기념물이자 켜켜이 쌓인 갤러리다. 이런 건물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마이애미가 내리는 다음 결정은 다른 도시들이 인용하는 선례가 된다.
방치된 뒤 다시 칠해진 구조물은 월스케이프에서 가장 많이 촬영되는 대상 중 하나다. 근처에 그런 장소가 있다면 지도와 피드가 그 사진이 모이는 곳이다. 복원을 거친 건물에서 살아남는 것은 대개 사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