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벵갈루루 경찰서 벽에 그래피티 라이터가 그린 마약 반대 벽화
인도 벵갈루루 바이야파나할리(Baiyappanahalli) 경찰서의 벽에 마약 남용을 주제로 한 벽화 '토킹 월스(Talking Walls)'가 그려졌다. 인도 일간지 힌두(The Hindu)에 따르면 이 벽화는 콜카타 출신 작가 사얌 포레이(Sayam Porey)가 작업했고, 로터리 E-클럽과 벵갈루루 시경찰, 페인트 회사 반나(Banna Paint Company)가 지원했다. 벽은 통행량이 많은 올드 마드라스 로드를 향해 있다.
벨기에 골목에서 시작된 아이디어
힌두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몇 해 전 벨기에 겐트의 한 골목이었다. 카르나타카주 최초의 인터넷 기반 로터리 클럽인 방갈로르 로터리 E-클럽의 이사 니베디타 두트(Nivedita Dutt)는 겐트에 사는 아들을 찾아갔다가 양쪽 벽이 그래피티로 가득한 골목을 봤다. 그는 "인도에 돌아와서, 우리도 비슷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24년 로터리 E-클럽은 카르나타카 경찰과 손잡고 사얌 포레이를 불러 아두고디 경찰서 옆 벽에 첫 벽화 '그래피티 포 호프(Graffiti for Hope)'를 그렸다. 당시 주제는 여성 폭력, 사이버 범죄, 마약이었다.
경찰의 '베다 브로' 캠페인과 만나다
두트가 바이야파나할리 경찰서에 벽을 내어 달라고 요청했을 때, 경찰서는 이미 마약 남용을 막기 위한 '베다 브로(Beda Bro)'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고 2028년까지 마약 문제를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었다. 힌두에 따르면 그래서 이번 벽화의 주제는 마약 하나로 좁혀졌다. '베다 브로'는 마약을 하지 말라는 호소를 담은 말로, 벽화에도 영어와 칸나다어 그래피티 문구로 들어갔다.
로터리 E-클럽의 또 다른 이사 아시스 두타(Ashis Dutta)는 힌두에 "사람은 벽에 그려진 것을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누군가 무엇을 팔려 한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는 광고판과 대비했다.
벽에 무엇이 그려졌나
힌두에 따르면 배경은 햇살 같은 노랑, 청록, 마젠타의 넓은 색면이다. 그 위에 벵갈루루 시경찰 로고, 수갑 찬 두 손, 커다란 주사기, 눈, 사슬에 묶인 해골, 로터리 E-클럽의 문양이 그려졌다. 사이사이에 영어와 칸나다어 그래피티가 들어갔고, 그중 하나가 '베다 브로'다. 로터리 E-클럽은 보도자료에서 이 벽화가 마약 문제의 고통을 드러내는 동시에 벵갈루루의 시각적 풍경을 풍성하게 한다고 밝혔다.
"그래피티 라이터가 경찰서 벽에 그린 건 처음"
이 벽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작가의 말이다. 포레이는 힌두에 "나는 그래피티 라이터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그것을 반달리즘이라 여기고 우리를 범죄자라 부르곤 한다"며 "그런데 처음으로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경찰서 벽에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업이 그래피티에 대한 인식을 바꾸길 바란다고 했다. 벽화와 스트리트 아트에 그래피티를 써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면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다"는 것이다. 작업 중 행인들이 자주 다가와 격려했다고도 전했다.
50개 벽으로 확대 계획
두타는 힌두에 이 사업을 키우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클럽이 참여해야 하고, 벵갈루루 안에서 50곳 정도의 벽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찰과 행정 관계자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제는 함께하는 이해관계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스트리트 아트 관점에서 보면
그래피티는 어디서나 반달리즘인지 예술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벵갈루루의 이 벽은 그 논쟁을 끝내지는 않지만, 한 그래피티 라이터가 경찰의 초대를 받아 경찰서 벽에 자신의 언어로 그렸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사례다. 작가는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고, 벽에는 그래피티 문구가 그대로 남았다. 한국에서도 경찰서나 지구대 외벽에 벽화를 그리는 일은 있었지만, 그래피티 라이터를 작가로 부른 경우는 드물다.
이 벽을 벵갈루루에서 직접 봤다면 Wallscape 지도에 위치를 올려두면 된다. 피드에서는 다른 도시의 공공 캠페인 벽화도 볼 수 있다.
출처: The Hindu, "Art against addiction: New mural in Byappanahalli addresses drug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