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거리 예술이 도시의 삶을 바꾸려면 필요한 것
작품의 인기가 삶의 질을 보장하지 않는다
거리 예술의 가치는 눈길을 끄는 이미지뿐 아니라 주민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에 달려 있다. The Conversation은 도시 예술과 삶의 질을 살피는 연구 프로젝트 AUPART를 소개하며, 작품이 들어서면 공동체의 안녕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전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유명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의 크기만으로는 그 영향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거리 예술은 아름다움과 성찰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삶의 질에는 물질적 조건, 사회적 관계, 안전,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 주관적 안녕 등 여러 요소가 얽혀 있다. 벽화가 보기 좋아졌다는 평가와 주민의 생활이 나아졌다는 평가는 구별해야 한다.
작가가 공공장소에 개입하는 과정에도 창작 능력 외에 허가와 협의, 장소에 대한 이해와 책임이 필요하다고 원문은 지적한다. 작품을 보는 사람의 감정과 그 공간을 매일 이용하는 사람의 경험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뜻이다.
마드리드와 뉴욕의 조각은 다른 문제를 드러낸다
공공미술은 장소에 대한 감정을 바꿀 수 있지만 일상의 이동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AUPART는 스페인 마드리드 콜론 광장에 있는 하우메 플렌사의 조각 《훌리아》를 분석했다. 원문은 이 작품이 주변 경험, 안전에 대한 인식, 장소의 상징적 가치와 정서적 유대에 관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 중이다. 연구진도 《훌리아》가 삶의 질을 확실히 높였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광장을 다르게 느끼게 하는 역할과 생활 개선을 입증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미국 뉴욕 페더럴 플라자에는 리처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가 1981년 설치됐다. 길이 약 36미터의 강철 조각은 광장을 가르며 보행자가 기존 동선을 바꾸게 했다. 공간 이용 방식의 변화는 작가의 의도였지만, 안전과 통행에 관한 우려도 낳았다. 작품은 오랜 논쟁 끝에 1989년 철거됐다. 예술적 평가와 공공장소에서의 쓰임이 충돌한 사례다.
벽화로 얻은 명성이 지역 재생과 같지는 않다
벽화가 동네의 인지도를 높여도 그 성과가 기존 공동체에 고르게 돌아간다고 볼 수는 없다. The Conversation은 미국 마이애미 윈우드에서 도시 벽화가 지역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상업화와 획일적인 벽화 발주가 늘고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도 커졌다고 설명한다. 처음 명성을 만든 창작 공동체가 밀려날 수 있다는 문제다.
반면 네덜란드 헤이를런의 벽화 프로젝트는 광업 쇠퇴 이후 주민 참여와 사회·도시 재생을 도모한 사례로 소개된다. 취약한 동네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서로 다른 주민 집단의 참여를 이끄는 것이 목표였다. 그렇다고 이 사례 하나로 모든 벽화 사업의 효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필요와 참여 방식이 평가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
원문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뮤럴 아츠와 프랑스 거리 예술가 JR이 이끄는 국제 프로젝트 인사이드 아웃도 공동체와 관계를 맺는 장기적 사례로 든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유명 작품의 수보다 작품과 사람 사이에 만들어지는 관계다.
작품을 보러 갈 때는 주변의 일상도 살핀다
거리 예술을 감상할 때 주변 공간의 쓰임을 함께 보면 작품의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읽을 수 있다. 사진에 담기는 화면뿐 아니라 사람들이 오가는 길, 머무는 방식, 장소의 기억과 작품이 맺는 관계도 살펴볼 만하다. 이는 개별 작품의 효과를 증명하는 조사는 아니지만, 지역의 경험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연구진은 사업을 준비할 때 사회적 필요, 입지와 맥락을 검토하고 주민의 수용과 제도적 지원을 살펴야 한다고 제안한다. 거리 예술은 장소에 대한 유대, 사회적 교류와 공유된 정체성을 강화할 때 삶의 질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쁜 벽면을 만드는 성과만으로 공동체의 변화를 대신 평가할 수는 없다.
주변의 거리 예술을 찾아볼 때는 Wallscape 지도를 이용할 수 있다.
출처: The Convers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