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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낙서 79건, 빛으로 되찾은 일상의 흔적

2026년 5월 3일 오후 11:530

극장 사이 통로에서 낙서 79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인근 폼페이에서 국제 연구진이 희미해진 낙서 79건을 새로 확인했다. CBC.ca에 따르면 ‘브뤼 드 쿨루아르(Bruits de couloir·통로의 속삭임)’ 연구팀은 2022년과 2025년 현장 조사를 통해 통로 벽에 남은 기존 비문 약 300건도 다시 읽었다.

통로는 대극장인 테아트로 그란데와 음악·낭송에 쓰인 작은 극장 오데이온 사이에 있었다. 관객과 상인, 군인, 노예, 시민이 오가던 벽에는 농담과 모욕, 사랑 고백, 그림이 겹쳐 남았다. 폼페이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산재와 부석에 묻힌 도시다.

연구는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교의 루이 오탱과 엘로이즈 르텔리에타유페르가 조율했으며, 캐나다 퀘벡대학교 몬트리올의 고대 로마사 교수 마리 아들린 르 게네크가 참여했다. 극장 통로의 낙서와 서민 숙소의 낙서가 닮았다는 관찰이 대중의 소통 방식을 살피는 공동 연구로 이어졌다.

움직이는 빛이 얕은 선을 읽게 한다

연구진은 반사 변환 이미징(RTI)으로 맨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자국을 판독했다. 같은 표면을 빛의 방향을 바꿔 수십 차례 촬영한 뒤 컴퓨터에서 조명을 움직이며 미세한 굴곡을 살피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무작위로 긁힌 흔적으로 여겼던 선도 다시 검토할 수 있었다.

CBC.ca에 따르면 연구팀은 프랑스 업체 메르쿠리오 이미징이 제작한 촬영 돔을 이용해 통로 안에서 야간 작업을 했다. 이번 통로 분석에는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았다. 발견의 핵심은 벽에 남아 있는 물리적 흔적을 다른 빛 아래에서 자세히 확인하는 데 있었다.

거리미술을 보는 사람에게도 표면과 관찰 조건은 중요하다. 이번 사례는 멀리서 눈에 띄는 이미지뿐 아니라 작게 새긴 선도 벽의 역사를 읽는 자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 고백과 배 그림에 생활이 남았다

낙서는 호화로운 저택이나 공식 기록에서 드러나기 어려운 사람들의 생활을 전한다. 새로 확인된 자료에는 에라토라는 사람을 향한 사랑 고백이 있다. 다만 고백한 사람의 이름은 훼손돼 알 수 없다고 르 게네크는 설명했다.

르 게네크에 따르면 에라토는 노예나 해방된 사람이 쓰던 이름 가운데 하나이며, 고백에는 서민층의 속어도 담겼다. 이 설명만으로 에라토 개인의 신분을 확정할 수는 없다. 남아 있는 이름과 말투는 단서이지만, 사라진 부분까지 채워 주지는 않는다.

벽에는 검투사 전투와 초상, 동물, 배, 성기를 그린 그림도 있다. 르 게네크는 로마 문화에서 성적 상징이 번영과 다산을 뜻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비문에 등장하지만 추모의 대상이나 작성자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는 관찰도 전했다. 낙서를 남길 수 있는 기회에는 교육 접근성의 차이도 비친다.

폼페이 고고학자 주세페 스카르파티는 고대 도시가 지금보다 해안에 가까웠으며 사람들이 본 배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거리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이미지의 기법과 함께 벽 주변에서 어떤 생활이 오갔는지도 생각해 볼 만하다.

디지털 공개는 통로를 살필 다른 길을 마련한다

연구팀은 6월에 통로의 사진측량 자료와 고해상도 RTI 데이터, 전체 비문 기록을 묶은 공개 디지털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CBC.ca가 전한 계획이며, 이미 공개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보도에는 해당 통로의 관람 동선이나 개방 시간에 관한 구체적인 안내가 없다.

폼페이 전역에서 기록된 낙서는 1만 건이 넘는다. 폼페이 고고학공원 총책임자 가브리엘 추흐트리겔은 이 통로를 고대 세계에 대한 지식의 빈틈을 메우는 중요한 공간으로 평가했다. 이 흔적을 현대 거리미술과 같은 제도로 볼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벽을 통해 감정과 주변 풍경을 남겼다는 점은 함께 살필 수 있다.

Wallscape 지도에서 주변 거리미술을 찾아보며 작품과 장소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출처: CBC.ca

원문 보기— CBC.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