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부왈 프라사드, 그래피티로 엮은 도시와 자연

2026년 10월 20일 오전 02:140

부왈 프라사드(Bhuwal Prasad)의 《Perpetual Drift》는 그래피티의 조형 언어를 민속·부족 전통과 연결한 전시였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에 따르면 에이코와 컨템퍼러리(Eikowa Contemporary)가 인도 뉴델리의 트라방코르 팰리스(Travancore Palace)에서 선보였으며, 9월 30일 종료됐다. 회화와 3D 회화, 조각을 통해 도시의 일상과 자연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만나는 방식을 다뤘다.

그래피티의 흔적은 선과 글자 형태에서 읽힌다

프라사드의 작업에서 그래피티는 복잡한 선과 비정형적인 글자 형태를 읽는 출발점이다. 작가는 뒷골목처럼 쉽게 지나치는 도시 공간, 그래피티, 관습에서 벗어난 타이포그래피를 작업의 재료로 삼았다. 이를 알아보는 데에는 특정 대상을 찾아내는 일만큼 선이 서로 얽히는 방식을 살피는 일이 필요하다. 무엇을 그렸는지에 앞서 화면이 어떤 리듬으로 구성됐는지를 따라가는 것이다.

첫인상은 추상에 가깝다. 그러나 조밀하게 겹친 형태를 찬찬히 읽으면 건축물과 탈것, 식물과 동물, 사람의 흔적이 드러난다. 하나의 형상을 찾았다고 화면 전체의 의미가 곧바로 정리되지는 않는다. 알아볼 수 있는 조각과 아직 이름 붙이기 어려운 부분이 나란히 있기 때문이다. 시선을 옮기면 같은 선이 다른 형태와 관계를 맺는지 살펴볼 수 있다.

거리미술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이 이동이 유용한 감상 기준이 된다. 그래피티에서 온 시각 언어가 갤러리 작품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려면, 글자처럼 보이는 부분과 그림처럼 보이는 부분 사이를 오가면 된다. 작품을 하나의 문구처럼 해독하기보다는 선의 밀도와 형태의 겹침이 시선을 어디로 이끄는지 읽는 방식이다. 익숙한 대상을 알아보는 순간과 화면 전체를 다시 바라보는 순간을 번갈아 두면 구성의 변화가 드러난다.

도시와 자연은 같은 상상 공간에 놓인다

프라사드가 말하는 네오 어버니즘(Neo-Urbanism)은 도시 생활이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상상의 공간이다. 기술에 의해 움직이고 통제되는 현대 도시의 환경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Perpetual Drift》에서 도시의 파편과 생명체가 함께 등장하는 구성은 이 관심을 시각적으로 읽을 수 있는 지점이다. 건축과 자연을 별개의 주제로 나누기보다 한 화면 속 관계로 바라보게 한다.

이때 건축물이나 탈것을 도시의 표식으로만, 동식물을 자연의 표식으로만 분류하면 서로 겹치는 부분을 놓치기 쉽다. 어떤 형상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에는 그 주변에 무엇이 붙어 있는지 살펴보는 편이 좋다. 식물이나 동물의 형태가 사람, 건축의 조각과 어떤 거리를 두는지, 그 사이로 어떤 선이 지나가는지에 주목할 수 있다. 개별 소재에서 소재 사이의 관계로 감상의 초점을 옮기는 셈이다.

작품에는 민속·부족 시각 전통의 요소도 결합돼 있다. 그래피티에서 가져온 반항적인 어휘와 이러한 요소가 한 구성 안에 놓이면서 도시 경험과 문화적 기억이 만난다. 감상에서는 각 요소를 출신별로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놓였을 때 생기는 관계를 읽을 수 있다. 익숙한 도시의 조각이 상상 속 형태와 이어지는 방식 자체가 관찰의 대상이 된다.

대조되는 생명체와 빈틈이 연결을 만든다

사람과 동물, 남성과 여성, 날아다니는 존재와 기어가는 존재의 짝은 프라사드의 반복적인 조형 방식이다. 서로 달라 보이는 형상을 가까이 놓음으로써 더 큰 연결망을 암시한다. 전시에 담긴 애니미즘과 신토 관련 관념 역시 생명체를 넓은 생태적 관계 안에서 바라보는 생각과 맞닿아 있다. 여기서는 개별 존재의 구별과 서로의 연결을 함께 읽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인물이나 동물의 윤곽만 따라가면 구성의 일부만 보게 된다. 프라사드의 화면에서는 형상 사이의 틈과 끊긴 부분도 중요하다. 선이 겹치는 곳, 형태가 잘리는 곳,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간격을 차례로 보면 눈에 보이는 대상 너머로 이어지는 관계를 살필 수 있다. 빈틈을 단순한 배경으로 넘기지 않는 감상이다. 복잡한 화면을 단숨에 설명하려 하기보다 하나의 연결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둘 수 있다.

사람의 의식과 주변 환경을 복잡한 시각적 지도처럼 엮는 구성도 이런 틈에서 읽힌다. 지도라는 비유의 핵심은 대상을 나열하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떨어져 보이던 부분이 선과 간격을 통해 연결되는 방식에 있다. 한 형상을 중심에 두고 읽은 뒤 다른 형상에서 다시 시작하면, 같은 화면에서도 다른 관계가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알아보는 순서를 바꾸는 일이 작품을 읽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전시는 이미 끝났지만, 《Perpetual Drift》가 보여준 그래피티 어휘는 작품을 읽는 기준으로 남는다. 먼저 선의 움직임을 보고, 다음으로 도시와 생명체의 조각을 찾고, 마지막으로 그 사이를 살피는 순서다. 거리미술의 장소를 탐색할 때 쓰는 월스케이프 지도와 함께, 시각 언어 자체를 관찰하는 관점도 가져볼 수 있다. 프라사드의 작업에서는 대상을 발견하는 일과 대상들이 함께 존재하는 방식을 읽는 일이 이어진다.

출처: Times of India

원문 보기— Times of In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