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그린피스 산비탈 그림, 주민들이 지웠다
산불이 훑고 간 비탈에 그림이 생겼고, 며칠 만에 사라졌다
BBC는 2026년 8월 21일, 웨일스 북부 콘위주 카펠룰로 마을 위 산비탈에 그린피스가 그린 1,120제곱미터 크기의 그림을 지역 주민 두 명이 직접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그림은 기름통을 든 앤디 버넘 총리와 "Our house is on fire Andy"(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앤디)라는 문구로 이루어져 있었다. 석유·가스 시추 확대에 반대하는 메시지였다.
그 비탈은 두 달 전 실제로 불에 탄 땅이다. BBC에 따르면 2026년 7월 이 일대 약 200에이커가 산불 피해를 입었고, 노스웨일스 소방구조청은 중대 사고를 선포했다. 주택 36채가 대피했고, 불길은 건물 몇 야드 앞까지 접근했다.
주민들은 왜 기후 메시지를 침입이라고 불렀나
대피 대상이었던 미용사 앨리 에번스(53)는 월요일에 그림 사진이 퍼지자 직접 산에 올라갔다. 그는 BBC에 "그렇게 화가 나면서 동시에 속상했던 적이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에번스의 반발은 두 갈래다. "풍경에 대한 대단한 무례였다. 동시에 지역의 슬픔에 대한 침입이기도 했다. 집에 돌아와 완전히 달라진 산을 봤을 때 우리가 느낀 것이 바로 그 슬픔이다." 그는 "환경을 지키겠다는 단체가 어떻게 땅에 낙서를 하고 수백만 년 된 바위를 물들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수막이었다면 땅을 건드리지 않고도 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에번스는 로스온시 주민 딘 워드와 함께 갈퀴를 들고 올라가 도료를 부수고 흙에 긁어 섞었다. "사람들이 그 낙서를 보러 산에 몰려들어 비탈이 망가질까 걱정했다"고 그는 말했다. 일부는 이미 굳어 있어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전체 그림은 아니어도 줄무늬는 아직 보인다."
워드는 그린피스에 온라인으로 "지우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며 "그린피스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 걸 원칙으로 삼는 줄 알았는데 산비탈에 이런 짓을 하느냐"고 적었다.
방고르 콘위 몬 지역구 세네드 의원 재닛 핀치손더스는 이를 "환경 파괴 행위"라고 규정하며, 불에 탄 산비탈이 "정치적 시위의 캔버스"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설계된 일시성"이라고 답했다
그린피스 영국 공동사무총장 아리바 하미드는 BBC에 "우리 작품은 사람들의 슬픔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아름다운 장소와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심화하는 기후 위기에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재료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우리는 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 크게 신경 썼다. 이 작품은 설계상 일시적이다. 스포츠 잔디에 흔히 쓰이는 수성 도료로 제작했고, 잔디와 식물, 토양에 안전하다." 하미드는 도료가 "불이 이미 살아 있는 식생을 모두 태워버려 바위와 재만 남은 구역"에 칠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짜 위협은 "수성 도료 한 방울"이 아니라 "화석연료가 몰고 온 극한 기후"라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더 많은 석유·가스 시추가 더 많은 공동체를 폭염과 가뭄, 산불의 피해에 노출시킨다는 점을 총리에게 전하려 했다는 입장이다.
양쪽이 똑같은 단어를 집어 들었다
콘위 사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양쪽이 모두 '반달리즘'이라는 어휘를 썼다는 점이다. 주민과 의원은 그린피스의 행위를 그렇게 불렀고, 그린피스는 화석연료 채굴을 사실상 그렇게 규정한다. 어느 쪽 용법이 옳은지는 이 글이 정할 문제가 아니다.
다만 논쟁의 구조는 거리예술을 따라온 사람에게 낯익다. 공공에 노출된 표면에 누가 무엇을 올릴 권한을 갖는가. 이 질문은 수십 년 동안 도시의 벽에서 반복돼 왔고, 이번에는 그 표면이 산비탈이었을 뿐이다.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고, 그 장소가 바로 아래 사는 사람들에게 최근의 상실을 담고 있었다는 두 조건이 갈등을 키웠다.
재료를 부드럽게 고른다고 논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이 사례가 보여준다. 그린피스의 해명은 성분과 일시성에 기대고 있었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동의 여부에 기대고 있었다. 분필, 물, 이끼를 쓰거나 때를 벗겨내 그리는 리버스 그라피티 작가들도 같은 간극을 만난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볼 것
일시적인 작업은 연구하기가 가장 어렵다. 소식이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사라져 있기 때문이다. 카펠룰로의 그림은 며칠을 버텼다. 남은 기록이 곧 작품이 된다.
동네에서 오래가지 않을 작업을 발견했다면 사라지기 전에 찍어 지도에 기록해두면 좋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찾았는지는 피드에서 볼 수 있다.
원 보도: BBC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