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스토미 밀스 개인전, 퍼스 서호주미술관에서 11월까지
스토미 밀스, 40년 만에 미술관 안쪽에 서다
호주 퍼스의 서호주미술관(Art Gallery of Western Australia, AGWA)이 스트리트 아티스트 스토미 밀스(Stormie Mills)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제목은 「모든 비밀은 바다와 산 사이에 묻혀 있다(All the secrets are buried between the oceans and the mountains)」이고, 2026년 11월 8일까지 이어지며 입장료는 없다. 호주 공영방송 ABC가 2026년 8월 15일 보도했다.
40년 전 밖에서 올려다보던 건물
밀스는 영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퍼스로 이주했고, 10대에 다시 웨일스로 옮겨가 1980년대에 스트리트 아트를 접했다. ABC에 따르면 그는 거리 작업을 막 시작하던 10대 시절, 작가들이 대체 어떤 경로를 거쳐야 서호주미술관 안에 작품을 걸 수 있는지를 궁금해했다. 40년이 지나 바로 그 미술관이 그의 이름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밀스는 ABC에 이번 전시가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말했다. 출발점에 대해서는 “가르쳐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밖에 나가서 하기 시작했다”고 했고, 자신은 늘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예술가로서 경력을 쌓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큐레이터 이소벨 와이즈(Isobel Wise)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수년에 걸친 대화 끝에 성사됐다.
전시장 안에는 무엇이 있나
전시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길이 12미터짜리 회화 두 점이다. 둘째는 한 전시실 바닥 전체를 덮고 벽면까지 이어지는 단일 작품으로, 표면이 거울로 되어 있어 관람객이 그 위를 걸어 다니며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ABC에 따르면 거울은 관람객이 자신의 비밀을 되비추어 보게 하려는 장치다.
셋째는 밀스가 미술관 현장에서 직접 그린 다른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의 대형 초상화다. 여기에는 키드 애크니(Kid Acne)의 초상이 포함된다. 넷째는 어두운 커튼과 잔잔한 음악으로 둘러싸인 방인데, 관람객은 이곳에서 자신의 비밀을 종이에 적은 뒤 파쇄기에 넣어 없앨 수 있다. 밀스는 전시가 끝나면 그 종이 조각들을 모아 마지막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ABC에 밝혔다.
밀스는 전시 전체에 대해 비밀 그 자체와 비밀이라는 관념, 그리고 자기 비밀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에 관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회색과 검정만 쓰는 데는 실용적인 이유가 있다
밀스의 회화는 회색과 검정의 단색조로, 복잡한 감정을 담은 추상적인 인물 형상을 그린다. 이 색 선택은 취향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는 ABC에 무언가가 오래 남기를 바란다면 설령 덧칠당하지 않더라도 결국 햇빛이 색을 바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한 문장은 거리에서 작업하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술관 회화는 조명과 온습도가 관리되는 공간에서 수십 년을 버티도록 만들어지지만, 벽화는 자외선과 비, 재도장, 철거를 전제로 만들어진다. 색을 줄이는 것은 그 조건에 대한 대응이다.
거리의 작업은 원래 남지 않는다
스트리트 아트를 오래 따라다닌 사람이라면 이 전시가 왜 특별한지 안다. 거리 작업의 기본 조건은 소멸이다. 좋아하던 벽이 다음 달에 사라지고, 손에는 사진 몇 장만 남는다. 미술관 전시는 그 조건을 한동안 정지시킨다. 거리 작가가 주립 미술관에 들어가는 일이 갤러리 작가의 전시보다 더 큰 사건으로 읽히는 이유다.
동시에 이 전시는 흥미로운 뒤집기를 시도한다. 미술관은 본래 보존하는 장소인데, 밀스는 그 안에 파쇄기를 들여놓고 관람객이 방금 쓴 것을 없애게 한다. 남기는 기관을 지우는 행위의 무대로 쓰는 셈이다.
같은 조건은 어느 도시에나 적용된다. 지금 동네에 있는 작업이 반년 뒤에는 없을 수 있다. Wallscape가 지도와 피드를 두는 이유가 그것이다. 사라지기 전에 위치를 적고 사진을 남겨두는 일이 결국 기록이 된다.
베네치아, 곤돌라, 그리고 다른 규범
밀스는 현재 아내 멜리사와 함께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살고 있다. ABC에 따르면 그는 곤돌라 젓는 법을 배우기 위해 그곳으로 옮겼고 현지 조정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조정을 통해 베네치아와 사랑에 빠졌고 그래서 곤돌라 젓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의 스트리트 아트에 대한 태도가 영미권과 상당히 다르며, 밤에 그리는 일이 저지되기보다 오히려 권장된다고 ABC에 전했다. 밀스는 내년 피렌체 비엔날레에 주빈으로 초청받았다.
관람 정보
전시는 퍼스 서호주미술관에서 2026년 11월 8일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무료다.
원문 보도: ABC News, 2026년 8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