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멜버른 볼티교 '팸 더 버드'는 왜 지워졌나

2026년 8월 24일 오후 01:020

호주 멜버른의 볼티교(Bolte Bridge) 동쪽 교각을 덮고 있던 대형 만화 새 그래피티 '팸 더 버드(Pam the Bird)'가 2026년 7월 23일 목요일 아침부터 제거되기 시작했다. 캔버라 타임스(The Canberra Times)에 따르면 도로 운영사 트랜스어반(Transurban)이 고용한 도장공들이 로프를 타고 교각을 내려가며 덧칠하는 방식으로 작업했고, 이틀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작업자들이 장비를 들고 교각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데만 약 40분이 걸렸다. 인바운드 차선 한 개는 일요일까지 닫혔다.

지우는 데 여섯 자리 숫자가 든 이유

트랜스어반 도로운영 총괄 피터 먼로(Peter Munro)는 그래피티 면적이 약 200제곱미터라며 "큰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라강(Yarra River) 위에 있어서 씻어내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고압 세척수가 강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물로 씻는 대신 덧칠해야 했다는 뜻이다.

비용은 여섯 자리 숫자로, 트랜스어반이 전액 부담했다. 회사는 "납세자는 단 한 푼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9,500명이 남겨 달라고 서명했다

제거가 확정되기 전, GetUp 플랫폼에 팸 더 버드를 보존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7월 8일 기준 4,320명이던 서명은 이후 9,500명을 넘겼다.

청원을 주도한 에릭 지오드마이나(Eric Giodmaina)는 "스프레이 캔이 콘크리트에 남긴 자국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나타난다"고 적었고, 호주의 거대 바나나(the giant banana) 같은 도로변 랜드마크에 팸 더 버드를 비유했다. 그는 이 청원이 불법 그래피티를 장려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드문 사례를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체포 이후 바드 애플스(Bad Apples)라는 회사는 'Free Pam'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법정에서는 전혀 다른 문제로 다뤄진다

팸 더 버드를 그린 것으로 지목된 잭 깁슨-버렐(Jack Gibson-Burrell)은 7월 7일 약 9시간에 걸친 경찰 대치 끝에 체포됐다. 이 사건 하나로 13개 혐의가 적용됐고, 여기에는 침입, 재물손괴,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행위가 포함된다.

그는 이전에도 팸 더 버드와 관련해 여러 장소에서 209건의 혐의를 받았으며, 검찰은 피해액이 약 70만 호주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년 7월 플린더스 스트리트역(Flinders Street Station)에 무단으로 들어가 시계탑에 새를 그렸다는 혐의도 포함돼 있다. 다음 법정 출석은 9월 29일 예심이다.

즉 도시가 이 그림을 좋아하느냐와, 법이 이 행위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완전히 분리된 문제로 진행됐다. 청원 서명자 수는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고, 트랜스어반의 제거 결정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 논쟁이 실제로 보여주는 것

팸 더 버드 사건은 그래피티를 둘러싼 오래된 대립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한쪽에는 "이건 도시의 캐릭터가 됐다"는 애정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고속도로 교각에 무단으로 올라가는 행위가 만든 실제 위험과 비용이 있다. 두 입장은 서로를 설득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그림은 지워졌으며 재판은 계속된다.

이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세 가지다. 첫째, 눈에 잘 띄는 위치에 그려진 작품일수록 제거 비용이 커진다. 둘째, 대중의 지지가 크더라도 구조물 소유자가 제거를 결정하면 그것이 실행된다. 셋째, 작품에 대한 평가와 행위에 대한 법적 판단은 별개로 진행된다.

사라지는 작품을 기록해 두는 일

팸 더 버드처럼 인기 있는 작품도 며칠 만에 사라진다. 거리의 그림은 대부분 그렇게 없어지고, 사진과 위치 기록만 남는다.

월스케이프는 이런 이유로 작품의 위치를 지도에 남긴다. 지도에서 도시별로 등록된 작품을 볼 수 있고, 피드에서는 새로 올라온 사진을 볼 수 있다. 합법적으로 그릴 수 있는 벽과 그렇지 않은 구조물을 구분해 기록하는 일은, 팸 더 버드 같은 논쟁이 반복될 때 실제로 도움이 된다.

월스케이프는 무단 도색을 권장하지 않는다.

원문 보기The Canberra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