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올버니의 옛 전쟁 연료탱크, 그래피티 공간으로

2026년 5월 23일 오후 11:530

전쟁 시설에 국내외 작가들의 작업이 쌓였다

서호주 올버니 외곽 숲속에 남은 제2차 세계대전 연료탱크 7곳이 그래피티를 통해 새로운 쓰임을 얻었다. 호주 공영방송 ABC의 2026년 5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 각지와 해외에서 온 작가들이 거대한 콘크리트 벽에 작업을 남겼다. 한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전쟁 시설이 거리미술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역사를 전하는 장소가 된 셈이다.

지역 작가 채드 마윅(Chad Marwick)은 약 20년 전 처음 들어갔을 때 작품이 한두 점, 많아야 세 점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여러 작가의 작업이 쌓이면서 내부 풍경도 달라졌다. 마윅은 버려진 공간을 작가들이 다시 사용하게 되면서 그곳의 역사도 함께 이야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거리미술을 따라 여행하는 관람객에게 이곳은 작품과 장소의 관계를 살펴볼 사례다.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연료 저장시설이던 시절과 그림을 담는 공간이 된 현재를 연결한다. 그림만 떼어 보기보다 벽의 규모와 과거 용도를 함께 읽을 때 장소의 변화가 드러난다.

보존 활동과 역사 안내판이 전쟁의 기억을 전한다

연료탱크의 보존은 역사적 가치를 지키려는 지역 주민들의 활동과 연결돼 있다. ABC에 따르면 시설은 한때 철거 위기에 놓였지만 지역의 보존 지지자들이 존치를 위해 나섰다. 지역 역사가 맬컴 트레일(Malcolm Traill)은 전쟁 당시 검열 때문에 탱크에 관한 정보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역 단체 베터런스 어시스트(Veterans Assist)는 보도 시점까지 2년에 걸쳐 현장에 안내판을 설치해 왔다. 사업 책임자 제인 모리츠(Jane Mouritz)는 연료 배급과 침공에 대한 두려움 등 전쟁 중 호주 사회가 겪은 어려움을 탱크의 역사로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리츠는 1941년에 지은 시설이 2026년에는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트레일은 거리미술이 방문객을 불러들이고 역사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안내판과 그림은 관람의 서로 다른 실마리를 제공한다. 안내판이 시설의 배경을 설명한다면, 작가들의 작업은 그 역사를 접하러 들어갈 계기가 될 수 있다.

높이 20미터까지 이어지는 그림이 공간을 바꾼다

탱크 내부의 작품은 최대 높이 20미터까지 이어진다고 ABC는 전했다. 여러 겹의 그래피티가 넓은 콘크리트 내부를 채우며 색과 소리를 함께 경험하는 공간을 만든다. 모리츠 역시 탱크 전체를 계속 움직이는 하나의 작품처럼 받아들였다.

이곳의 관람에서는 개별 그림과 그림이 놓인 구조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벽에 남은 여러 작업을 따라가다가 공간 전체를 바라보면, 일반적인 평면 벽화와 다른 규모감이 드러난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된 결과로 감상하는 방식에 더해, 여러 사람이 시간을 두고 장소를 바꿔온 과정을 읽을 수 있다.

다만 예술적 쓰임과 공식적인 유산 인정은 구분해야 한다. ABC는 그래피티가 이 장소의 공인된 문화유산 가치에 정식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ABC가 파악한 바로는 올버니시는 그래피티를 제거할 계획이 없었다. 이는 방문객이 자유롭게 새 그림을 그려도 된다는 허가를 뜻하지 않는다.

산책로 연결은 추진 중이며 작업 공간의 미래도 과제다

주변 공공 산책로와 탱크를 연결하는 길은 보도 시점에 추진 중이었다. 킵 올버니 뷰티풀 위원회(Keep Albany Beautiful Committee)와 베터런스 어시스트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방문을 계획할 때는 연결로가 이미 완성됐다고 전제하지 않아야 한다.

마윅은 장소가 더 알려지더라도 살아 있는 거리미술 공간으로서의 성격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당시 시내에 작가들이 쓸 수 있도록 제공되는 벽이 없다고 말했다.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과 작가들이 작업을 이어갈 여건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거리미술을 찾아가는 관람객이라면 작품뿐 아니라 안내판도 읽고, 현장의 접근 안내를 확인하며 관람을 준비할 수 있다. 올버니의 사례는 전쟁 유산의 보존과 거리미술의 변화가 한 장소에서 만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지역의 작품도 Wallscape 지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출처: ABC (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

원문 보기— ABC (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