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로마의 낙서를 지우는 복원가, 발레리오 투베리
로마의 낙서를 지우는 스물여덟 살 복원가
이탈리아 건축 복원가 발레리오 투베리(Valerio Tuveri, 28)는 로마의 벽에서 스프레이 낙서를 지우는 일을 스스로에게 맡겼다. 유로뉴스가 2026년 7월 31일 일라리아 페데리코(Ilaria Federico) 기자와 AFP 취재로 보도한 내용이다. 투베리는 고압 샌드블라스터와 보호 장비를 쓰고, 아래 석재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페인트만 걷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최근에는 새로 복원된 빌라 시아라(Villa Sciarra)의 벽에 다시 칠해진 낙서를 지웠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로마를 청소하는 남자"로 알려져 있다. 작업 전후를 영상으로 남겨 올리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유로뉴스에 따르면 인근 주민들이 청소에 함께 나서는 경우도 생겼다.
그가 문제 삼는 것은 무엇인가
투베리가 겨냥하는 대상은 벽에 그려진 모든 것이 아니라 무차별적인 태깅이다. 그는 유로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길, 이 '싸움'을 택한 것은 로마가 내 생각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이면서 동시에 유럽에서 가장 많이 훼손된 도시이기 때문이다. 아무 의미 없는 글씨가 어디에나 있다. 기념물에도, 개인 주택에도, 자동차에도, 셔터에도."
그가 그리는 경계선은 장소에 관한 것이다. "그래피티는 예술이 없는 곳에 예술을 가져와야 한다. 그런데 로마가 이미 예술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나? 그게 문제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래피티 문화의 오랜 주장은 도시의 표면이 공공의 것이며, 누가 무엇을 걸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권한 자체가 이미 불평등하게 배분돼 있다는 것이다. 월스케이프는 이 논쟁을 판정하지 않는다. 다만 양쪽이 실제로 무엇을 두고 다투는지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 법은 문화재 표면을 따로 다룬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역사적, 고고학적, 예술적 가치가 큰 기념물이나 재산을 훼손해 문화유산에 피해를 입힌 경우 최대 1년의 징역이나 약 2,0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법원이 재산 몰수를 명령할 수도 있다.
투베리는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 하지만 지갑을 때리면 그때부터 느끼기 시작한다. 강한 처벌, 무거운 벌금, 그리고 많은 카메라가 필요하다."
논쟁의 실제 기준은 물감이 아니라 벽이다
거리 예술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은 흔히 "이것은 예술인가 훼손인가"로 요약되지만, 현실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대개 그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놓인 표면이다.
같은 그림이라도 합법 벽, 개인 소유의 셔터, 문화재로 지정된 석조 파사드에서 각각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진다. 앞의 둘은 소유자의 동의가 문제이고, 마지막 하나는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별도의 법이 적용된다. 게다가 오래된 석재와 회벽은 다공성이라 페인트가 표면 아래로 스며든다. 그래서 제거 작업은 페인트를 씻어내는 일이 아니라, 복원가가 원래의 재료를 어디까지 깎아낼지 판단하는 일이 된다. 투베리가 벽마다 다른 압력과 연마재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구분은 그리는 쪽에도 실질적인 의미가 있다. 도시가 문화재 표면을 강하게 보호할수록, 합법 벽과 커미션 벽화의 가치는 올라간다. 로마처럼 오래된 도시에서 이 둘은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가능하게 하는 관계에 가깝다.
지워진 것도 기록에는 남는다
거리 작업의 수명은 짧고, 그것이 지워질 때는 아무런 절차도 남지 않는다. 커미션 벽화든 태그든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진과 위치와 날짜가 남아 있지 않으면, 어떤 벽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몇 달 안에 아무도 확인할 수 없게 된다.
월스케이프의 지도와 피드는 이 기록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여행 중 로마 트라스테베레나 테베레 강변을 지나다 벽화를 봤다면, 위치와 함께 올려 두는 것만으로도 그 벽의 시간표가 하나 더 채워진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올렸는지는 뉴스와 피드에서 볼 수 있다.
기록은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 지워진 것도, 남은 것도,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나중에 말할 수 있게 해 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