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뉴스
암베르 성 벽화, 잘못된 복원 과학으로 되돌린다
인도 라자스탄주 자이푸르 근교의 암베르 성(Amber Fort) 벽화가 적외선·자외선 촬영과 X선 형광 분석을 동원한 과학적 복원에 들어갔다. 인도 매체 더프린트(ThePrint)에 따르면 이번 작업의 목표는 2008년과 2017년 보수 작업이 남긴 손상을 바로잡는 것이다. 당시 보수는 민간 업체가 맡았고 과학적 방법은 쓰이지 않았다.
사업은 인디라 간디 국립예술센터(IGNCA)가 암베르 개발관리청(ADMA), 라자스탄주 고고학국과 함께 진행한다. 라자스탄주 고고학·박물관국 소속 성 관리 책임자 라케시 촐락(Rakesh Chholak)은 사업 기간이 2년 6개월, 예상 비용이 2.32크로르 루피라고 밝혔다. 1크로르는 1,000만이므로 2,320만 루피에 해당한다.
암베르 성 벽화를 더 망가뜨린 것은 앞선 복원이었다
벽화가 다시 복원 대상이 된 데에는 이전 복원의 책임이 크다. 누수와 습기, 방치로 채색면은 누렇게 변했고 칠한 층이 벽에서 벗겨지고 있다. IGNCA 보존 사업 책임자 키르티팔 싱 파르마르(Kirtipal Singh Parmar)는 2008년과 2017년 작업에 쓰인 재료와 안료가 지금 벽 표면을 해치고 있다고 더프린트에 말했다.
왕실 식당 보잔샬라에는 네 성지가 그려져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벽화는 왕실 식당 보잔샬라(Bhojanshala)에 있다. 잠긴 문 너머 다섯 개 방의 벽을 아요디아, 카시, 마투라, 브린다반의 풍경이 차분한 붉은색과 노란색 같은 천연 안료로 채운다. 젖은 회반죽 위에 안료를 바르는 전통 기법 아라이시(Araish)로 그렸다. 파르마르는 식당에 이런 그림을 둔 까닭이 식사하는 동안 사트빅(순수한) 분위기를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한 벽화에는 신들과 아수라가 산에 감긴 거대한 뱀을 양쪽에서 당겨 우주의 바다를 휘젓는 사무드라 만탄이 담겼고, 그 아래에서 거북으로 변한 비슈누가 만다라산을 등에 받치고 있다. 비슈누의 24 화신을 그리다 만 미완성 패널도 남아 있어 화가들이 종교 그림의 순서를 어떻게 구상했는지 연구할 단서가 된다.
보잔샬라는 16세기 라자 만 싱 1세 때 지어졌지만 벽화에는 이후 카치와하 왕조 군주들의 예술적 변화가 겹쳐 있다. 사와이 자이 싱 2세 시기에 비슈누파 주제와 신화 서사가 두드러졌다. 성문 가네시 폴(Ganesh Pol)의 아치와 기둥에는 손으로 그린 꽃과 덩굴, 잎이 이어지는데, 라지푸트와 무굴 전통의 교류, 특히 정원과 자연을 좋아한 무굴의 취향을 보여 준다.
세척보다 과학 조사가 먼저다
팀은 6월 작업을 시작하면서 과거 보존 기록부터 검토했다. 이어 처음으로 다중분광 촬영(MSI)을 도입해 벽화를 자연광, 적외선, 자외선 아래에서 찍었다. 파르마르에 따르면 이 촬영으로 이전에 덧칠한 부분이 넓게 드러났다. 그다음 X선 형광 분석(XRF)으로 안료와 접착 재료의 화학 성분을 확인했다. 이 결과가 그림을 어떻게, 어디까지 닦을 수 있는지를 정한다.
세척은 작은 시험 구역에서만 한다. 먼저 증류수를 쓰고, 필요하면 아주 낮은 농도의 에탄올과 아세톤을 쓴다. 한 꽃무늬에서는 누렇고 칙칙하던 부분이 처리 뒤 원래의 붉은색과 파란색을 드러냈다. 팀원 시카 셰카와트(Shikha Shekhawat)는 먼저 상태 지도를 만들었고 손상 원인은 날씨, 누수, 덧칠로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팀원 네하 샤르마(Neha Sharma)는 시험 구역이 원래 표면과 그 위에 쓰인 화학물질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누수를 잡지 않으면 복원은 오래가지 못한다
물이 계속 스며들면 세척 효과는 잠깐뿐이다. 팀은 지표 투과 레이더(GPR)로 습기가 들어오는 지점을 찾을 계획이다. 파르마르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고, 촐락도 누수를 고치기 전에 그림에 손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2025년 8월 폭우로 람바그 근처 성벽 일부가 무너진 뒤 디야 쿠마리(Diya Kumari) 주 부총리가 현장을 점검하고 즉시 보수를 지시했다. 촐락은 그 뒤 보존 작업 속도가 빨라졌다고 전했다.
예산과 다음 단계
벽화 예산 2.32크로르 루피는 자이푸르에서 약 11km 떨어진 암베르 전체 보존 계획 50크로르 루피(5억 루피)의 일부다. 같은 계획에서 시시 마할에는 32라크 루피(1라크는 10만, 즉 320만 루피), 만 싱 마할에는 1.61크로르 루피(1,610만 루피)가 잡혀 있다. 1단계 대상은 싱 폴, 가네시 폴, 만 싱 궁, 보잔샬라 네 곳이며, 파르마르가 이끄는 7명 팀에는 기록 담당자, 화가, 보존 전문가가 있다.
석 달 작업 끝에 팀은 예비 조사와 시험 구역 결과를 담은 과학 보고서를 냈다. 암베르 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 IGNCA와 주 고고학국은 한 달 안에 전문가 위원회를 꾸려 개입 범위를 정한다. 이 성은 해마다 약 200만 명이 찾는 라자스탄의 대표 관광지여서 팀은 겨울철 인파 속에서도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촐락은 이 방식이 통하면 다음 대상은 랑 마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벽화 애호가에게 이번 복원이 주는 의미
벽화는 벽의 일부다. 회반죽이 젖으면 그림도 함께 상하고, 서툰 보수는 원본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 먼저 기록하고 작은 구역부터 손대는 IGNCA의 방식은 벽화의 역사가 덧칠과 실수까지 포함한 여러 층에 담겨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보존 건축가 라티시 난다(Ratish Nanda)는 올해 강연에서 보존은 건물을 고치는 일만이 아니라 건물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궁전 벽화든 거리 벽화든 오래 남기려면 그림과 함께 벽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세계 곳곳의 벽화와 거리 예술은 월스케이프 지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